세그멘테이션 : 언제 실패하나?

최근 비공개 리더십 워크샵에서 고객 세그멘테이션에 대해 발표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세그멘테이션은 목적에 따라 다 달라지기는 하지만, 세그멘테이션이 필요한지 고민 중이시거나,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을 지 궁리하시는 분들, 그리고 세그멘테이션을 해야 되는데 팁이 필요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해당 발표의 내용을 일부 공유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세그멘테이션은 무엇인가?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STP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을텐데요, STP는 세그멘테이션 Segmentation, 타게팅 Targeting, 포지셔닝 Positioning의 약자로 3C, 4P와 함께 고전적인 마케팅 기법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단일하지 않은 시장이나 고객을 니즈/행동 등 목적에 따라 단일한 하위의 그룹으로 구분하고, 각 구분된 그룹에 맞게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Market Segmentation
<출처: EYE MAGNET>


세그멘테이션이 왜 필요한가?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세그멘테이션을 할 때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상품 개발, 개선을 위해서는 주로 해당 상품이 어떤 Value proposition 으로 다가오는 지, use case는 어떤 지 등의 여부로 구분을 하는 것이 상품 개발 부서 입장에서는 더 유용할 것이고, 상품이 Stable하다는 가정하에 마케팅을 위해서는 실제로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 내 상품이 고객의 어떤 Job을 해결해 주는 지 가 좀 더 명확한 세그멘테이션이 더 유용할 것입니다.

(그럴 회사는 없겠지만) 만약 제품 개발이나 영업/마케팅을 시장/고객에 대해 무차별 하게 진행한다면 세그멘테이션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 입니다. (다르게 접근할 요소가 없기 때문에)

만약 내 제품이 엄청나게 단일한 특성의 고객에게 어필하는 니치 마켓을 타겟으로 한다면, 오히려 그러한 니치 시장/잠재 고객에 대해 더 깊게 분석 하는 것이 더 유용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장과 고객을 보다 단일성이 있는 하위 그룹으로 쪼개서 보는 것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리고 Impact를 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그멘테이션이 실패할 때?

위에서 세그멘테이션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는 데요, 사실 현실에서 세그멘테이션 케이스를 보면 적지 않은 수의 세그멘테이션이 잘 정리된 문서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관찰 됩니다.

세그멘테이션에 대한 대표적인 불만으로는 아래 유형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1) 세그멘테이션 간의 충돌 (“회사 내에서도 세그멘테이션이 제각각인 것 같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고객을 아예 다르게 바라보는 것 같다. “)
2) 그래서 뭘 해야 겠는지 모르는 세그멘테이션 (“Segmentation을 잘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그래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3)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세그멘테이션(“그래서 이 세그멘트가 얼마나 우리 회사에 Value를 주는 것인지를 모르겠다”)

또, HBR의 한 아티클에서는 세그멘테이션이 잘 작동하지 않는 케이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는데요.

1.Segmentation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 집단 내에서 동질성이 있는 그룹을 발견하는 경우

2.Demographic과 Segmentation을 혼동하는 경우

3.Segmentation의 목적이 잘 정의되지 않은 경우

현실적으로는 Segmentation을 하기 위한 목적이 무엇인가, 어떤 Action item을 도출하기 위한 것인 지가 명확하지 않을 때, 1, 2번의 사태들이 일어나는 것을 많이 관찰했습니다. 결국 위 1, 2번은 세그멘테이션을 하면서 빠지기 쉬운 함정(들 중 하나)이고, 이에 대한 이유가 3번이라고 봅니다.

좋은 세그멘테이션의 조건

대부분의 기업은 외부 컨설팅/리써치 업체들을 고용하거나, 내부 분석 팀에 의존하여 세그멘테이션을 만들게 되는데요,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외부 업체를 써서 진행하던 결과물로 나오는 세그멘테이션이 아래의 조건을 만족할 때, 기본적으로 “쓸모는 있는” 세그멘테이션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상품/브랜드에 대한 단일한 니즈를 지닐 것
: Demographic(동일한 성별이나 연령대, 소득 수준, 지역 등)이 아니라 내 상품에 대한 태도 기준으로 단일한 그룹으로 묶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1회성이 아니라 안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산업마다 다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상품에 대한 로열티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철저하게 되어야 이 조건을 만족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조건은 아래 3번 항목에서 다시 설명할 세그멘트 간 재무적 가치 차이를 “일부” 설명해 주기도 하구요.

2) 액션 아이템을 도출할 수 있을 것
: 세그멘테이션에 기반한 액션 아이템의 영역은 주로 아래 카테고리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1. 가격 책정 및 할인 정책
  2. 마케팅 메시지 및 채널 전략
  3. 제품 개발
  4. 고객 Retention

결국 세그멘테이션은 그 그룹 대상으로 특정한 액션을 취할 수 있을 때 (액션이 잘 동작할 것 + 접근할 수 있을 것) 의미가 있는 데요,

실무에서 데이터를 분석하시는 분들이나 외부 업체들은 전사적 전략이나, 실제 Segmentation이 어떻게 사용될 지에 대한 Visibility 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세그멘테이션이 실패하게 되는 중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를 방지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high level 전략이나, 상품 개발/마케팅 측면에서의 (possible) Action item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기업 입장에서 재무적인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것
: 어떤 세그멘트를 더 우선순위화 할 것인지의 판단을 하기 위해, 그리고 2)의 액션 아이템들이 잘 동작하는 지를 확인(ROI)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로 상품/브랜드에 지출한 금액과, 프리미엄 가격 지불 의향 등이 3)을 판단하는 변수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그멘테이션을 어떻게 해야 하나?

세그멘테이션의 실패는 어느 정도 유형이 있습니다만, 세그멘테이션을 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알려진 방법론들을 잘 숙지하는 것이 기본이겠으나, BCG 파트너인 Mary & Jean Manuel이 주장하는 것 처럼 그 안에서 어떤 변수를 사용하여 어떻게 세그멘트를 나눌 것인지는 Art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고객들의 니즈/Motivation/Jobs to be done을 설문 혹은 행동 관찰의 방법으로 확인하여, Heuristic하게 세그멘테이션을 만들고, 이를 통계적으로 검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풀고자 하는 Business Problem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할 수 있고, 심층적인 고객 Profile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설문 설계 및 Segmentation 과정에 설계자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며, 통계적 검정을 추가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쉽게 트레킹 하기 어렵다는 게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머신러닝 방법…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소개한 것 처럼 기본적으로는 K-means Clustering 혹은 다른 비지도 학습 기반 분류 기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사용하고자 하는 변수를 선택하여 고객 세그멘테이션을 만들고, 이에 대한 프로필을 구성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Tracking하기 쉽고, 대부분의 경우 (프리미엄 지불 의향에서 오는 가치를 제외한) Financial Value 추정도 쉬운 편이지만, Segmentation이 항상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도출되지는 않으며, 따라서 조직 내 다른 부서에게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요새는 1+2의 방법을 합쳐서 설문 결과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세그멘테이션도 많이 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세그멘테이션을 트래킹 하기 어렵다(혹은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은 존재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넘쳐나는 고객 데이터 덕분에, 디지털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소수의 회사들은 이미 단일한 유저 그룹의 니즈/동기가 아니라 개개인의 니즈/동기에 초첨을 맞는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Uber의 Pricing, Netflix의 Catering 등)

현재는 대부분이 상품 개발/Pricing의 영역에 있으나, 향후에는 마케팅/Retention 차원에서 Segmentation이 아니라 Personalization이 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으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멀티채널 데이터가 다채롭게 확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마케팅 측면에서는 세그멘테이션 보다는 Personalization/개인화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며.

게임 업계에 있으면서 여러 세그멘테이션 사례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성공 사례 중에는 라이엇게임즈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세그멘테이션 에 가장 성공한 게임 회사 중 하나가 아닐까?
유저를 찰떡같이 이해하는 라이엇 게임즈…10년 아니 100년은 갈 기세다.

라이엇게임즈는 10주년이 지나도록 건재한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로,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고 Product Power로 입소문으로 급성장한 게임입니다. (벌써 10년 전이기는 하지만)

게이머덕후 세그멘테이션이 쉬운 건 아닌데, 이들은 설립 초기부터 고객 세그멘테이션에 기반하여 Product Feature를 개발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 었는데요, 이러한 노력이 더해져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 되는 PC게임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이 세그멘테이션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위 세그멘테이션 기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더불어 자기가 제공하는 Product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 주제는 나중에 별도로 다뤄볼 생각입니다.)

결국 좋은 데이터 분석가가 되려면 Skill 측면에서는 차별화 되기 어렵고 (AI를 한다거나, Full-stack으로 Product을 만드는 경우는 제외하고), Domain Knowledge가 중요한데, 이는 Segmentation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Insightful한, 나아가서는 useful한 세그멘테이션을 만드는데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1. https://hbr.org/2014/07/what-you-need-to-know-about-segmentation
  2. https://hbr.org/2013/06/a-new-framework-for-customer-s
  3. https://hbr.org/2011/03/how-to-make-market-segmentation-work
  4. https://www.bcg.com/documents/file15287.pdf
  5. https://hbr.org/2016/09/know-your-customers-jobs-to-be-d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