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Gamer”
롤에 낭비한 시간 (http://wasted-on-lol.com/)을 알아볼 수 있는 싸이트가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저는 거의 123일, 3천 시간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 하는데 사용했네요. 곰이 인간이 되는데 걸린 시간 보다 23일 더 많이 게임을 하는 데 시간을 쓴 셈입니다. 뭔가를 이루고자 했으면 뭐라도 성취했을 길이의 시간입니다.

사실 롤을 플레이 하기 전에도 다른 게임(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2, 와우, 테트리스, 포트리스, 카트라이더, 맞고 등등등…)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체 시간을 계산하면 훨씬 더 길어질 것입니다.
다른 업계에 있었다면 자기 계발에 더 시간을 쏟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게 당연했을 터이나, 게임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에 가치 판단에 혼란이 생깁니다. 아마 업계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B사, N사 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게 업무 시간에도 게임을 하는 분위기 이기 때문에, 스스로 적정선을 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게임하는 데 쓰는 시간, 과연 낭비인가?
사람 마다 “시간 낭비”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저는 아래의 두가지 명제가 충족된다면 A라는 행위를 대략적으로 시간 낭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A에 시간을 쓰지 않으면 B를 할 수 있다.
2. B는 A보다 효용이 크고, A에는 대체 불가능한 효용이 없다.
바꾸어 말하면,
“게임 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았으면 그 시간을 다른 “생산적인” 일에 쓸 수 있었을 것이고, 게임을 하면서 얻는 효용은 동일한 자원을 투입해서 얻을 수 있는 효용 대비 매우 낮고 대체 가능한 효용이다. ” 라는 명제가 성립되어야 하는 것이죠.
1번 명제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합니다. 계산해 보면 저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5시간 정도를 게임하는 데 사용하는 데요, 25시간을 고스란히 스터디, 운동 등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그 중 일부는 분명 제가 하고자 했던 다른 일에 사용할 수 있었을 겁니다.
올해 초 세웠지만 계획대로 진도가 나가지 못했던 목표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게임에 썼던 시간이 더 아까워 지는 느낌이네요.
2번 명제를 고려하면 달라질 수도 있을까요?
제가 게임을 하면서 얻는 효용은 아래 와 같습니다.
A. 스트레스 해소&기분 전환
B. 게임&게이머에 대한 인싸이트
C. 동료들과의 교류
D. 티어부심
A번 효용은 같은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얻는 뿌듯함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성비 차이가 나는 항목입니다.
저는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런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A만 고려하면 의심의 여지 없이 게임은 시간 낭비입니다.
기분 전환 같은 경우도 같은 시간에 잠을 자거나 미드/일드를 보면서 얻을 수 있는 매우 대체 가능한 효용이구요.
B번 효용은 롤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 보다는 다양한 게임을 해보는 것이 B번 효용을 얻는 데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분명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가지는 독특한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 롤을 플레이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고유한 효용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C번 효용도 저에게는 중요합니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다른 팀 Rioter들과 내전에서 팀으로, 적으로 함께 플레이하면서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동호회 활동이나 개인적인 노력으로 어느정도 커버할 수는 있겠지만, “내전”이 아니면 이렇게 업무적인 교류 기회가 잘 없는 동료들과 친해지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게임하는 시간이 낭비는 아니다!
결국 게임을 하면서 얻는 고유한 효용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에 대한 이해”와 “동료들과의 교류”가 되겠네요.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랭크와 노멀을 계속 플레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곧 “클럽” 기능이 도입되기 때문에 일반 플레이어들이 만든 클럽에 가입해서 일반 플레이어들의 Sentiment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 질 것입니다.
일반 플레이어들은 저녁 시간 이후/주말에 주로 게임하기 때문에 업무시간 이외 주 최소 5시간은 여기에 투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료들과의 교류”를 위해서는 점심을 먹고나서 1시~2시 사이에 열리는 내전에는 가능한 참석하는 것으로 개인적인 Rule을 세워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업무시간 중 주 5시간은 내전에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Game & Life Balance
Work & Life balance도 결국 개인이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Work와 life가 8:2가 되는 상황이, 가정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반대의 상황이 균형잡힌 상태일 수도 있겠죠.
Game은 사실 저에게는 Life의 일부입니다. 저는 기억도 안나던 시절 부터 게이머였습니다. 중학교 때 쯤인가, “파랜드 택틱스”라는 게임을 어느 날 오후에 시작했는데 스토리를 따라가다가 너무 몰입해서인지 그 다음 날 아침에 부모님이 깨울 때 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플레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뒤로 계속 게임은 저의 주요 취미 생활 중의 하나였습니다. 나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찾는 것도 즐겁고, 잘하게 되어서 이기는 것도 너무 즐거운 일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Game에 투자하는 시간을 보다 전략적(?)으로 계획해 보려고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고유한 효용은 분명하지만, 한계 효용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시간 투입을 조절할 생각입니다. 결국 저에게는 Game보다는 Life가 더 중요하니까요!






